상사가 부당한 지시를 했을 경우 어떻게 하실 건가요?면접관이 내게 물었다. 높지도 낮지 않은 톤으로 담담하게 말하는 그에게서 조금의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. "모든 지시에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.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건 아직 제가 상사의 지시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, 먼저 지시를 따르겠습니다." 내 대답에 면접관은 고개를 몇 번 끄덕이고 다음 질문을 이어갔다. 맛도 향도 없는 질문이 계속되었다. 나는 무기적으로 대답했다. 경쾌하지 않은 문장들이 끈적하게 바닥에 쌓이고 있었다.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에서 합격 문자를 받았다. 믿기지 않아 여러 번 다시 봤다. '합격했습니다. 처우 협의는... 출근 가능 시점은......' 떨어지는 게 당연하다 생각하는 마음에 문자가 장난처럼 느껴지기도 했..